기록
20230924-26 타이완 본문
타이베이에 다녀왔다.
에드워드 양(楊德昌)의 전시를 보러.
혼자 가는 거고 일정도 딱히 없어서 이왕이면 싼 인천 T2-타오위안 T1으로 다녀왔는데 세 번의 실수는 하지 않는 걸로^^(이동 시간이 너무너무 길다).
24일
새벽부터 움직였는데 호텔에 짐 맡기니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 있었고 훠궈 집에 갔다. 혼자라 세트 메뉴가 있는 줄 알고 들어간 건데 없다는 소리를 들었고 결국 고기 하나에 채소 하나 시켜서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
에드워드양 전시를 보러 갔으니 점심 먹고 바로 출발. 진짜 NT$30에 그런 양질의 전시를 보여 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음성 해설 들으면서 전시 보려고 했는데 이어폰은 일할 때밖에 안 써서 깜빡하고 안 들고 가는 바람에 맨귀로 봤지만 그래도 좋았다.
고령가부터 시작해서 눈이 팽글팽글. 자료가 보존 상태가 너무 좋던데 역시 영화 감독은 다르구나 싶고. 3시간쯤 보고 미술관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져서 나왔는데 너무 아쉬웠다.
나와서 강변따라 자전거 타려고 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조금 타다가 버스로 갈아탔다. 궁금했던 채식 식당에서 이런저런 음식을 담아 무게로 계산해 밥을 먹고 국부기념관을 지나 청핀 신이점으로 가 우밍이의 육교 위의 마술사 2권을 샀다. (하나는 선물용, 하나는 소장용)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사고 바리바리 인간이 되어 호텔 체크인.
호텔은 눈을 질끈 감고 쓰면 참고 쓸만 한 정도였는데 혼자 간 거라 감안했기 때문에 질끈 감으며 썼다.
25일
예전 어학당 선생님을 만나기로 한 날.
아침부터 움직이기 귀찮아서 결국 약속 시간에 맞춰 나갔다. 그래도 역으로 2정거장 거리를 걸어가서 아침 시장도 보고 동과차도 홀짝거리고 잠깐의 타이완 정취를 느꼈다.
내가 고른 식당은 하카 전문 식당.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정작 내가 처음 본 사람은 어학당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 미국으로 돌아가서 이제 다시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친구가 화교라는 점을 감안하지 못했다. 추석을 맞아 아주 오랜만에 대만에 왔다는 친구는 코로나 이후 첫 방문이라는데 타이밍 좋게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선생님, 친구와 하카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지하 상가를 짧게 걷다가 헤어졌다. 선물을 주고 사진을 찍고 바이바이.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는 거 아니까. 이젠 어릴 적처럼 몇 시간씩 울고 그러지 않는다. 그리고 이젠 나도 늙고 낡아서 이별에 덤덤해짐.
시먼으로 갔다. 여행 지원금 당첨 안 돼서 급하게 공항철도 왕복권을 샀더니 시먼에 있는 가게에 가면 맛보기 펑리수를 준다기에 갔는데 태양병밖에 없었고 난 지저분하게 먹어야 하는 태양병이 싫고 태양병을 받으니 또 바리바리 인간 돼서 하나 바로 먹어치우고 하나는 호텔에 두고 왔다.
암튼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큐스퀘어까지 다시 가기도 귀찮고 마침 조금 더 이른 시간에 보려고 한 영화가 시먼에서 하길래 바로 시먼에서 봤다. (표값이 더 싸기도)
查無此心봤다. 오랜만에 타이완에서 작품해 준 원경천과 장균녕 배우. 내용은 기괴했다. 범죄물, 수사물인 건 알았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영화였다.
면요리 집에서 저녁 먹고 호텔로 갔다. 채식 면요리 집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구글 나한테 왜 이래. (내가 대충 찾아본 것임)
26일
별거 없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움직였는데 한국 집에 도착하니 저녁 6시가 되어 있었다는 게 충격.
아침에 먹을 만한 게 없어서 피단 넣은 죽을 먹었는데 죽이랑 같이 먹은 피단은 먹을 만했다.
에드워드 양 전시 관람 목적으로 간 이번 여행. 여행 자체는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에드워드 양 전시를 본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타이완은 전처럼 비닐에 관대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바리바리 인간 되기 싫으면 여분의 시장 바구니 같은 걸 챙겨서 여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비닐을 사는 방법도 있긴 함. 껄껄.
비싼 호텔은 다르겠지만 중저가 호텔은 일회용 치약 칫솔도 없으니 참고. 올해 7월부터 떨어진 정부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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