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0221231 월간 기록 본문
블로그를 개편할 때 일간, 주간, 월간으로 나누었다. 일간은 하루하루 살아 내느라 뇌를 거치지 않는 나열 위주로, 주간은 그래도 한 주 동안 뇌를 스친 기록 위주로, 월간은 주제를 잡고 써 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다 주간을 삭제했다. 시작부터 약속을 핑계로 은근슬쩍 빼먹기도 했고 일간에 남기고 싶은 게 있으면 짤막하게 적어서 그런가 글감 고갈로 빠르게 버렸다.
월간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 적어 보는 월간 기록.
-소소한 약속이 있었다.
온라인 모임, 가족 행사, 친구 모임.
11월부터 조금 빠듯하게 살기 시작해 미리 정해진 약속들이 부담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무난히 넘어갔다. 12월부터 빠듯했다면 당황했을 뻔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한 달간 적응할 수 있게 예방 주사를 놔 준 것 같아서 한편으론 고맙다.
사실 약속이 많은 것도 아닌데 워낙 없는 사람이라 약속에 취약하다.
-일을 했다.
일에 관해선 늘 부끄럽고 죄스럽다. 예전보단 일과 나를 분리하는 편인데도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일이다보니 더 분리하려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휩쓸려 살지 않기 위해.
-수영을 했다.
라고 썼지만 어디 가서 수영한다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이라.
그리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니 당장 1월부터 흐지부지해질지언정 비장하게 적어 보겠다.
1. 전부터 N잡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 위치에선 노동을 갈아넣는 일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
사실 예전에는 직종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 노동력을 갈아 직종과 결이 다른 일을 병행했다. 그러다 '어?'하는 사이 직종을 바꾸게 되었는데 푼돈이라도 부수입의 맛을 본 터라 자꾸 워라밸을 무너뜨렸다. 내 몸값이 높으면 좋겠지만 높질 않으니 나를 박박 갈았다. 그런데 이것도 몇 년 하다 보니 수입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고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힘들다. 그래서 내년에는 몸값을 좀 높이고 싶다. 아니면 노동 대비 수입이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
-일의 효율과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스터디를 찾아서 등록하기.
-노동을 미친 듯이 갈지 않아도 소소하게 벌 수 있는(아낄 수 있는) 수단을 찾아서 시도하기.
2. 수영을 하고는 있는데 일주일에 두 번뿐이라 추가로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복싱,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요가, 홈트, 1:1 체형 교정, SNPE 정도 해 봤는데 꾸준히 하기에는 수영이 가장 나은 것 같다. 문제는 유산소 말고 근력 운동을 따로 해야 할 것 같아서 손목을 덜 쓰고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봐야겠다. 하고 싶은 것은 클라이밍인데 내 손목이 버텨 줄지 모르겠고 그 다음 후보는 발레인데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당분간은 물색만 하지 않을까 싶다.
-수영 놓지 않기.
-꾸준히 할 수 있는 근력 운동 찾아서 등록하기.
3. 독서가 아직은 의무에 가까워서 그런가 가끔은 읽는 순간 머리에서 휘발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독서법을 바꾸고 싶다. 책을 읽어도 결국 남는 건 그 책에 대한 어렴풋한 감정 정도랄까. 생각을 문장으로 적어 내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서 오래 걸리더라도 시도해 봐야겠다.
-필사한 문장에 대한 생각 적어 보기.
4. 잃어버린 취미 찾기.
취미를 잃어버렸다. 운동과 독서는 취미보단 루틴처럼 만들고 싶은 거라 취미를 되찾아보겠다.
그런데 사람들 어떻게 일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취미까지 있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나빼고 다른 사람들 하루는 48시간인 걸까. 매일 할 수 있는 취미가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번하는 취미라도 만들어야지 안 되겠다. 사는 게 너무 버석버석하다.
-월간 영화 보기.
-광둥어/민남어 배우기.
(적고 보니 정말 순수한 취미인가 싶은)
5. 건강한 식습관.
식습관을 바꾸고 싶단 생각은 사실 오래 전부터 했는데 밥을 늘 혼자 먹는 건 아니다 보니 이것도 좀 소극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그래서 내년에는 '혼자 먹을 때는 건강하게 먹자'가 목표.
6. 이건 그냥 문득 생각이 나 가볍게 적어 본다. 여행 가고 싶다.
마음속 1순위는 늘 타이완인데 다른 동남아 지역에 가 보고 싶기도 하고.
코로나로 3년간 한국에만 있었더니... 성향이 좀 변한 것 같기도 하다. 과연 갈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