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외출 기록 220205 본문

일상 기록

외출 기록 220205

이라도_ 2022. 2. 5. 21:24

자세 때문인지 허리가 좋지 않다. 병원에 갔더니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밖으로 나와 평소에 잘 가지 않는 동네를 둘러보려 했다. 무작정 걸었다.

작은 도서관이 보였다. 한 시에 오래 살았지만 명칭으로만 들었던 도서관.

추위에 손을 꺼낼 수 없기도 해서 일단 들어갔다.

방문 등록을 하고 손 세정제로 손을 닦으며 종합자료실로 향했다.

줄곧 보고 싶었는데 다른 도서관에선 대출 중이라 빌릴 수 없었던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아래 있던, 예전에 보려다 잊힌 소설도 골랐다.

도서관에 가든 서점에 가든 늘 중화권 작품 코너에 들른다.

중국의 어느 도서관 관장이 여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하며 만든 책을 훑으며 귀여움에 실실 웃었다.

이미 여러 작품으로 접한 홍콩 작가 찬호께이의 추리 소설도 구미가 당겼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내 마음을 사로 잡은 책은 '같이 산 지 십 년(同婚十年)'이란 제목의 에세이.

해당 도서관에는 타이완 소설보다 에세이가 많았는데 내면을 들여다보자는 이야기에는 손길이 잘 가지 않아 망설이던 차에 '레즈비언 부부, 커밍아웃에서 결혼까지'라는 부제와 함께 따뜻한 책 표지가 눈에 띄었다.

성소수자의 이야기에는 언제나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는 편인 데다 코로나가 터지고 최애 여행지인 타이완에 가지 못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으니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책을 펼치자 마자 시선에 확 들어온 짜오찬런(早餐人) 씨의 요리 이야기. 타이완 음식이 단번에 떠오르면서 작정하고 빌린 소설 두 권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챙겼다.

가방도 없이 덜렁 나와 책을 네 권이나 빌려 놓고(나머지 한 권 역시 타이완 에세이) 병원으로 돌아가기 전 외관이 멋스러운 카페까지 들러 스모어 쿠키와 마들렌을 하나씩 구입해 나오는 바람에 바리바리 인간이 되었다.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와 역시나 같이 산 지 십 년이란 책부터 홀린 듯이 읽었다.

삼 분의 일 가량 읽었는데 표지만큼 글도 따뜻하다. 이 책 저 책 같이 읽는 편이라 오늘 빌린 네 권 말고도 읽고 있는 다른 전자책들이 있는데 아마 이걸 가장 먼저 완독하지 않을까 싶다.

728x90

'일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220209  (0) 2022.02.09
쓰자 220208  (0) 2022.02.08
第56屆金鐘獎入圍名單/戲劇節目  (0) 2021.09.04
你尚未成為的, 2021  (0) 2021.08.17
斯卡羅, 12分鐘搶先看  (0) 202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