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0230803 또로나 본문
코로나에 또 걸렸다.
2년 전에 처음 걸려 천안까지 가 격리당하고 작년에는 아무리 찔러도 음성인 독감에 걸리고 올해 또 몸이 이상해 찔러 보니 양성.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이거늘 죄다 8-9월에 걸려서 이 정도면 한여름의 저주가 아닌가 싶다.
병원에 간 건 아니라 공식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진 않았지만 자가키트 양성이라 내가 나한테 내리는 확진 판정. 아마 나 같은 사람 많아서 정부에서 집계하는 숫자보다 실제 걸린 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 싶다.
내년 여름은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적어 보는 골골 기록.
1. 2년 전 코로나.
격리 조치를 하던 끝물에 걸렸다.
편두통을 달고 사는 비염인이라 어지간한 감기에는 무감각해서 별 생각 없었는데 희한하게 화장품에 코를 박아도 냄새가 안 나길래 코로나구나 싶어서 보건소에 갔고 한참을 줄 서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음 날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고 지난 5일간 이동 경로와 카드 사용 내역을 알린 다음 이틀을 대기하다가 천안까지 가서 갇혀 있었다. 사이렌 켜고 달리는 구급차에 앉아서 간 격리소는 2인 1실이었는데 전에 생활하던 사람이 쓰던 물건을 그대로 두고 가서 다 치우고 쓸고 닦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증상은 후각 미각 상실, 브레인 포그, 미열, 목 따가움 정도? 심하진 않았고 정신만 차리면 일할 수 있는 상태라 갇혀 있는 동안 거기서 주는 밥 먹으면서 일도 했다.
사실 격리소 들어가기 전에 다 아팠고 들어가고 나서는 후각, 미각 상실 외에 별 증상이 없었던 거로 기억한다. 후각과 미각은 들어간 지 사흘째 되던 날 돌아왔다.
퇴소 날 난리였는데 버릴 수 있는 건 다 버리고 가라 그래서 진짜 옷이며 신발이며 다 버렸더랬다.
그리고 천안에서 택시 타고 귀가. 미터기에서 그런 요금 보는 거 처음이라 너무 놀랐고... 지원금 없었으면 당황스러울 뻔했다.
알고 보니 집에도 방역 직원이 와서 내 방과 화장실 소독을 싹 했나 보더라.
그렇게 첫 코로나는 끝.
2. 작년 독감.
수영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던 날 기침이 시작됐다.
코로나 같아서 찔렀는데 아니었다. 시간 차를 두고 혼자서 세 번 찔러 보고 병원 가서도 두 번 더 찔러 봤는데 다 아니었다. 계속 이렇게 돈만 쓸 바에야 코로나이길 바랐는데 끝까지 안 나오길래 아닌가 보다 했다. 사실 아픈 거로 따지면 작년 독감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기침을 너무 많이 해서 잠도 못 자고 배가 아플 정도였는데 그게 삶의 질을 훅 떨어뜨려서 가장 힘든 기억으로 남았다.
수영 좀 했다고 앓다니 나약한 인간.
3. 이번 코로나.
목이 아프고 열이 났다. 하지만 재확진은 남의 얘기 같았고 기초체온 높은 비염인에게 그렇게 불편한 일도 아니라 골골거리며 하루를 보냈는데 나을 듯 낫지 않는 증상에 한 번 찔러 봤더니 코로나였다.
증상은 종합 감기 약한 버전. 조금 기침하고 조금 열 나고 조금 코 막히고 조금 목 따갑고 조금 두드려 맞은 것 같다.
이래저래 참을 만한 정도라 셋 중엔 가장 만만한 느낌.
격리가 강제는 아니지만 마스크도 안 쓰고 물을 공유해야 하는 수영장은 빠지기로 했다. 주말에 나갈 일도 있었는데 미뤘다.
제발 내년에는 멀쩡하게 여름을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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